식품 3D프린팅, 2036년 100억 달러 시장으로… 의료·요양 현장서 실용화 속도

연평균 30%대 고성장 전망 속 연하곤란 환자용 식품·대체 단백질 분야가 성장 견인
한때 취미 애호가들의 실험 대상으로 여겨졌던 식품 3D프린팅이 개인 맞춤형 영양식과 의료용 식이 관리 분야를 발판 삼아 본격적인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Fact.MR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세계 식품 3D프린팅 시장은 2025년 5억 3,000만 달러에서 2026년 7억 1,6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연평균 30.4%의 고성장을 지속해 2036년에는 101억 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영국 식품기준청, "미래 식품 기술"로 3D프린팅 지목
영국 식품기준청(FSA)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밀 발효, 분자농업과 함께 3D프린팅을 영국 식품 시스템을 바꿀 핵심 신기술 중 하나로 꼽았다. FSA는 3D프린팅을 상업화까지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필요한 "3단계" 기술로 분류하며, 본격적인 상업 판매는 203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배양육·배양어류 등 대체 단백질은 이보다 이른 시기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FSA 혁신 부문 부국장 토마스 빈센트 박사는 "신기술은 우리 식품이 생산되고 조달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는 산업계와 정부에 다가올 변화와 대응 방향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요양 급식 부문에서는 이미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하곤란 환자용 식품, 실용화 가장 앞서
현재 식품 3D프린팅이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영역은 삼킴장애(연하곤란) 환자를 위한 맞춤형 식품이다. 브리스톨 웨스트오브잉글랜드대학교(UWE Bristol) 연구팀은 압출 방식 식품 프린터로 영양이 균형 잡히고 시각적으로도 먹음직스러운 다중 재료 식사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영국 내 인구의 최대 16%가 겪는 것으로 추산되는 연하곤란은 뇌졸중·치매 등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기존에는 갈아 만든 퓌레나 걸쭉한 액체 형태로 식단을 제한해야 했다.
네덜란드 스타트업 가스트로놀로지(Gastronology)는 이러한 흐름을 산업 생산 단계로 끌어올린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ALS·다발성 경화증·헌팅턴병 등을 앓는 환자를 위한 3D프린팅 식품 라인을 개발했으며, 식품 포장 전문기업 부델팩 그룹 산하 부델푸드(Budelfood)가 라이선스를 받아 네덜란드 공장에서 산업 규모 생산을 시작했다. 해당 제품은 병원과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을 통해 실제 현장 적용성을 검증받고 있다.
업계 재편도 활발… 초콜릿 프린팅 스타트업 리더십 교체
소비자용 식품 3D프린팅 시장에서 초기 성공 사례로 꼽히는 초콜릿 프린팅 분야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세계 최초의 소비자용 초콜릿 3D프린터를 선보인 스타트업 코코아프레스(Cocoa Press)는 최근 프루사리서치(Prusa Research) 미국 제조 부문 대표를 지낸 데이비드 랜돌프를 신임 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창업자 엘리 로즈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남아 코코아프레스와 자회사 프린트키츠(Print Kits)를 함께 이끌게 된다. 회사 측은 이번 인사가 가정·교육·메이커스페이스 시장으로의 확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 단백질·스타트업 생태계도 확산
시장조사기관 스타터스인사이츠(StartUs Insights)는 전 세계적으로 65개 이상의 식품 3D프린팅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분말 재료로 식물성 식사를 만드는 레이저쿡(Lasercook), 세포 배양 기반 소재로 육류와 유사한 조직감을 구현하는 바이오크래프트푸드(Biokraft Foods) 등이 대표적이며, 인도 뭄바이·아마다바드와 미국 앤아버·애틀랜타 등이 주요 스타트업 거점으로 꼽혔다. 어류 대체 소재를 다루는 우마미바이오웍스(UMAMI Bioworks)와 스테이크홀더푸드(Steakholder Foods)의 3D프린팅 생선 제품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망
업계 관계자들은 식품 3D프린팅이 아직 상업적 규모에서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와 개인 맞춤형 영양 관리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며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소비자의 신기술 수용도, 식품 안전 규제 정비, 생산 단가 절감 등은 여전히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3D프린팅타임즈 황기환 기